1편에 감상은 없지만 이어쓰는거니까 2편으로 해본다.
▶한자 시어의 활용
고등학교때 배웠나 책에서 읽었나 윤동주 시인은 시어로 한자를 넣는걸 매우 피하고 '육첩방'등의 시어를 쓸때는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조지훈의 승무는 한자 투성이다.
얇은 '사' 박사'고깔, '황촉'불은 처음 시의 이미지를 그리게하는 첫부분에서 온통 한자로 방해를한다.
왜일까, 이건 바코드 선생님에게 배우지 못햇지만, 최소한 40년대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한자에 익숙해 감상에 방해가 없었으려니 싶다. 또 '승무'란 시에는 절제미가 있는데 한자 시어의 활용이 그 절제미를 더 부각시킨다고 생각한다.
▶온통 묘사
고이 접은 하얀 고깔,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밤에 홀로 빛나는 황촉불 등 한줄 한줄이 온통 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다. 승무를 한번도 본적이 없고 교과서에 그려진 그림이 전부였음에도 왠지 선명했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이 부분이 묘사의 그 극치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라는 구절을 읽을 떄 내 머리속은 좁은 영역에서 하늘을 포함한 전경으로 풍경이 확장된다. 그 와중에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라니! 이건 바코드 선생님한테 배운건데 외씨버선은 발가락 끝이 살짝 올라가있으며, 저 짧은 시구 전체가 상승의 이미지를 그린다. 이 얼마나 고급진가. 정말 부러운 표현이다.

배경의 확장과 동시에 한껏 치켜올라간 이미지는 '먼 하늘 한 개 별빛'까지 모아진다.
▶이어서
이어서 '번뇌'라는 시어가 나오더니 눈물이 나오고 '접'고, '깊은' 마음 '속', '합장'이 등장하며 잔뜩 확장됐던 영상은 다시 한곳으로 모아지며 번뇌의 이미지로 응축된다. 귀뚜라미는 울고 3경(23~1시 사이)은 다시한번 시의 분위기를 잡는다. (3경이라고 안했어도 당연히 그때쯤이겠거니 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시한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이 시는 정말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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